앤디 위어의 원작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프로젝트 헤일메리》가 마침내 영화로 나왔습니다. 《마션》의 작가가 세 번째 우주 소설로 쓴 이 작품은, 지구를 구하기 위한 절박한 마지막 승부수를 담은 하드 SF 블록버스터입니다.
아이맥스로 봐야 하는 이유, 그리고 집착하지 않아도 되는 이유
《프로젝트 헤일메리》는 전체 분량의 75%를 아이맥스 포맷으로 촬영한 영화입니다. 제작진이 처음부터 "극장, 그것도 가능하면 아이맥스로 보라"고 선언하듯 만든 작품이라는 점에서, 이 영화가 스펙터클을 충분히 의식하고 있다는 건 분명합니다. 우주 공간의 광활함, 타우 세티로 향하는 우주선의 고독한 여정, 그리고 눈앞에 펼쳐지는 천문학적 규모의 영상미는 아이맥스 화면이 제공하는 압도적인 시각 경험과 맞닿아 있습니다.
그러나 여기서 중요한 관점을 하나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습니다. 이 영화가 진짜 힘을 주는 지점은 아이맥스 화면 가득 채워지는 우주 장면이 아니라, 전혀 다른 두 존재인 라일랜드 그레이스 박사와 외계 생명체 로키가 감정적으로 가까워지는 과정입니다. 두 존재가 나누는 우정의 감정적 진폭을 제대로 느끼기 위해 반드시 아이맥스 화면이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물론 멋진 장면들이 굉장히 많고 아이맥스의 혜택을 충분히 받는 시퀀스도 존재하지만, 이 영화의 핵심 감동은 결국 인물과 인물(혹은 존재와 존재) 사이의 감정선에서 나옵니다.
그러므로 아이맥스 티켓을 구하기 위해 긴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면, 그 대기 시간 동안 원작 소설을 먼저 읽는 편이 훨씬 현명한 선택입니다. 아이맥스로 관람하는 것보다 원작을 읽고 영화를 보는 것이 이 작품을 훨씬 더 풍부하게 즐기는 방법이라는 것, 이 점만큼은 자신 있게 권할 수 있습니다. 아이맥스에 집착하기보다 이 영화가 담고자 한 감정의 결을 따라가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또한 이 영화는 인터스텔라처럼 완전한 하드 SF를 기대하고 들어가면 다소 의외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과학적 설명에 상당한 공을 들인 것은 사실이지만, 이 영화가 최종적으로 도달하고자 하는 곳은 차갑고 논리적인 과학의 세계가 아니라 따뜻하고 진한 감정의 세계입니다. 아이맥스의 스펙터클은 그 여정을 더욱 풍성하게 만드는 배경일 뿐, 이 영화의 본질은 아닙니다.
라이언 고슬링의 연기, 저격인가 아닌가
《마션》에서 맷 데이먼이 마크 와트니를 연기했을 때, 많은 관객이 "이 역할은 맷 데이먼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라고 느꼈습니다. 혼자 남겨진 역할의 전문 배우라는 수식어가 붙을 만큼, 맷 데이먼은 고독하고 지적인 남자 캐릭터에 최적화된 배우입니다. 그렇다면 이번 《프로젝트 헤일메리》에서 라일랜드 그레이스 박사를 연기한 라이언 고슬링은 어떨까요?
라이언 고슬링이 이 프로젝트를 처음부터 직접 기획하고 주도했다는 점은 그의 열정을 증명합니다. 그리고 실제 연기 또한 엄청난 수준입니다. 아무것도 없는 공간에서 CG로 구현된 로키를 상대로 연기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리액션을 받아줄 실제 상대 배우 없이 모든 감정을 얼굴과 표정만으로 표현해야 한다는 점에서, 이는 《그래비티》에서 샌드라 블록이 보여준 것에 버금가는 연기적 도전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격 캐스팅'이라는 느낌이 맷 데이먼만큼 강하게 오지는 않는다는 점 또한 솔직히 인정해야 합니다. 라이언 고슬링은 썰렁한 아재개그를 연발하는 촌스러운 과학자 캐릭터보다는, 입을 꾹 다물고 눈으로 이야기하는 매력적인 과묵함이 더 강점인 배우입니다. 그래서인지 라일랜드 그레이스 박사가 찐따 과학자처럼 보이지 않고 약간 인싸 플레이보이 느낌이 나는 면이 있다는 지적도 타당합니다. 자꾸 에바 스트라트와 썸이 탈 것 같다는 인상을 주는 것도 그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 약점은 역설적으로 강점이 되기도 합니다. 라이언 고슬링이 감정적인 연기에 강점이 있는 배우이기 때문에, 로키와의 우정을 나누는 장면들은 오히려 더욱 진하게 다가옵니다. 과학자의 외로운 고독보다 두 존재 사이의 따뜻한 연대가 중심인 이 영화에서, 라이언 고슬링의 감성적 연기는 의외로 잘 맞아떨어지는 부분이 있습니다. 라이언 레이놀즈가 했어도 나쁘지 않았을 것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역할 자체의 방향성이 맷 데이먼 스타일과 다소 다른 것도 사실입니다. 한 가지를 얻으면 한 가지를 내어주는 것, 캐스팅이란 언제나 그런 것인지도 모릅니다.
로키와의 우정, 이 영화가 진짜 힘을 주는 곳
《프로젝트 헤일메리》에서 가장 독창적인 요소는 단연 외계 생명체 로키의 등장입니다. 예고편에서도 이미 공개된 내용이지만, 주인공 라일랜드 그레이스 박사는 타우 세티 근방 우주 공간에서 또 다른 행성의 생명체, 즉 외계인과 조우하게 됩니다. 바위처럼 생긴 이 외계인에게 그레이스 박사는 '로키'라는 이름을 붙입니다.
이 외계인과의 만남이 단순히 SF적 설정의 신선함에만 기대고 있지 않다는 점이 이 영화의 진짜 미덕입니다. 로키와 그레이스 박사는 서로 완전히 다른 생존 환경을 가진 존재들입니다. 언어 체계도 다르고, 감각 기관도 다르며, 생물학적 조건도 전혀 다릅니다. 이 두 존재가 어떤 방식으로 의사소통 체계를 구축해 나가는지, 그 과정을 영화는 상당히 공들여 묘사합니다. 그레이스 박사가 로키의 언어 체계를 어떻게 분석하고, 두 존재가 어떻게 공통의 언어를 만들어가는지에 대한 서사는 과학적 추론의 재미와 인간적 감동을 동시에 제공합니다.
그리고 이 모든 과정 끝에 찾아오는 것이 바로 두 존재의 우정입니다. 《캐스트 어웨이》에서 톰 행크스와 배구공 윌슨이 헤어지는 장면이 관객의 눈물을 자아냈듯, 로키와 그레이스 박사가 헤어지는 장면은 "내가 무슨 거위처럼 생긴 돌 같은 것한테 이렇게 마음이 찢어지지?"라는 감각을 선물합니다. 분명히 창작물이고 상상의 산물임을 알면서도, 두 존재의 이별 앞에서 가슴이 먹먹해지는 이유는 영화가 그 우정의 과정을 충분히 정성스럽게 쌓아 올렸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이 영화는 인류와 미지의 존재 사이의 접촉을 '위협'이 아닌 '연대'로 그린다는 점에서 기존의 외계인 소재 SF 영화들과 차별화됩니다. 인디펜던스 데이처럼 우주인이 지구를 때려부수는 것도 아니고, 적대적인 긴장감을 유발하는 것도 아닙니다. 동일한 위기 앞에 선 두 다른 존재가 논리와 이성과 과학적 지식을 무기로 함께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이야기, 그것이 《프로젝트 헤일메리》가 선택한 방향입니다. 앤디 위어가 이 소설을 통해 말하고 싶었던 것도, 결국은 이 지점이 아니었을까요.
마지막 한마디
2시간 30분이 전혀 길게 느껴지지 않을 만큼 촘촘하게 만들어진 영화입니다. 소설을 읽은 관객이라면 짧아서 아쉬울 정도로, 원작 팬과 일반 관객 모두를 배려한 각색이 돋보입니다. 하드 SF보다는 감정의 영화에 가깝다는 점, 아이맥스보다 원작 소설이 더 좋은 예습이라는 점, 그리고 로키와의 우정이 이 영화의 진짜 심장이라는 점을 기억하고 찾아 보시길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