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조2|냉정한 리뷰 (속편, 재탕, 킬링타임)

 속편은 늘 어려운 숙제를 안고 출발합니다. 1편에서 관객이 좋아했던 것을 다시 보여 줘야 하지만, 동시에 똑같다는 느낌은 피해야 합니다. 익숙함과 새로움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하는 것이 속편의 기본 조건입니다. 그런데 《공조2: 인터내셔날》은 그 균형을 잡기보다 익숙함 쪽으로 거의 모든 것을 밀어 넣은 작품처럼 보입니다. 전편에서 통했던 남북 형사의 버디 구도는 다시 등장하고, 티격태격하는 코미디도 다시 등장하며, 가족과 주변 인물들의 개그도 다시 반복됩니다. 여기에 미국 요원이라는 새 인물을 추가해 규모를 키운 것처럼 보이지만, 막상 영화를 보고 나면 새로움보다 재탕이라는 감각이 더 강하게 남습니다. 그래서 《공조2》는 속편이라기보다 전편의 익숙한 장면들을 다시 조립한 명절용 패키지처럼 보입니다.



속편

《공조2》는 기본적으로 1편의 성공 공식을 그대로 따라갑니다. 북한 형사와 남한 형사가 어쩔 수 없이 함께 수사를 하게 되고, 서로를 믿지 못하다가 사건을 거치며 조금씩 손을 맞춰 갑니다. 여기에 다니엘 헤니가 연기하는 미국 요원이 추가되면서 영화는 제목처럼 인터내셔널한 확장을 시도합니다. 문제는 인물이 하나 늘어났다고 해서 이야기가 자동으로 확장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영화가 정말 새로운 속편이 되려면 관계의 변화나 사건의 깊이, 혹은 액션의 설계에서 전편보다 발전된 지점이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공조2》는 외형만 커졌을 뿐 내부 구조는 거의 그대로입니다. 남북 공조라는 기본 구도는 반복되고, 현빈과 유해진의 역할도 전편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으며, 윤아의 코미디 활용 방식 역시 익숙한 방향으로 흘러갑니다. 그래서 영화는 새 판을 벌인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이미 한 번 본 판을 다시 펼쳐 놓은 느낌을 줍니다.

속편이 전편을 반복하는 것 자체가 무조건 문제는 아닙니다. 관객은 속편을 보면서 어느 정도 익숙한 재미를 기대하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반복 안에 발전이 있느냐입니다. 《터미네이터2》나 《다크 나이트》처럼 훌륭한 속편들은 전편의 장점을 가져오되 더 큰 질문과 더 깊은 갈등으로 나아갑니다. 반대로 《공조2》는 전편의 장점을 가져오기보다 전편에서 익숙했던 장면과 관계를 다시 소비하는 쪽에 가깝습니다. 《공조2》의 문제는 1편을 기억한다는 데 있지 않습니다. 1편을 넘어서려는 의지가 거의 보이지 않는다는 데 있습니다. 그래서 영화는 편하게 볼 수는 있지만 오래 남지는 않습니다. 속편이라면 전편의 세계를 넓혀야 하는데, 《공조2》는 세계를 넓히는 대신 전편의 장면을 더 크게 반복하는 데 머무릅니다. 결국 이 영화가 보여 주는 속편의 방식은 확장이라기보다 안전한 재사용에 가깝습니다.

재탕

《공조2》에서 가장 크게 느껴지는 문제는 재탕입니다. 영화는 새로운 사건을 다루는 것처럼 보이지만 장면의 구성과 인물의 역할, 코미디의 타이밍까지 전편의 기억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습니다. 현빈은 다시 냉정하고 강한 북한 형사로 등장하고, 유해진은 다시 말 많고 허술하지만 인간적인 남한 형사로 움직입니다. 윤아는 다시 외부에서 웃음을 만드는 역할을 맡고, 사건은 다시 남북 공조라는 틀 안에서 진행됩니다. 물론 이런 반복은 시리즈 영화에서 어느 정도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하지만 《공조2》의 반복은 캐릭터의 성장을 보여 주기보다 이미 팔린 상품을 다시 포장하는 느낌에 가깝습니다. 익숙한 캐릭터가 다시 나오는 것은 반가울 수 있지만, 그 캐릭터가 새롭게 움직이지 않으면 반가움은 금방 피로감으로 바뀝니다.

액션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영화는 스케일을 키우고 총격전과 추격전을 배치하지만, 그 장면들이 정말 새롭게 설계됐다는 느낌은 약합니다. 어디선가 본 듯한 장면들이 이어지고, 다른 영화에서 익숙하게 사용됐던 구도와 아이디어가 반복됩니다. 물론 영화는 완전히 새로운 장면만으로 만들어질 수 없습니다. 액션 장르에는 이미 수많은 공식과 관습이 존재합니다. 중요한 것은 익숙한 장면을 어떻게 자기 영화의 맥락 안에서 다시 살려내느냐입니다. 그런데 《공조2》는 가져온 장면을 자기 것으로 소화하기보다 기능적으로 배치하는 데 그치는 순간이 많습니다. 그래서 액션은 커졌지만 인상은 얕고, 장면은 많지만 기억에 남는 순간은 적습니다. 영화가 새롭게 쌓아 올린 장면보다 다른 영화와 전편의 그림자가 더 먼저 떠오른다면, 그것은 단순한 오마주가 아니라 재탕의 영역에 가까워집니다.

특히 아쉬운 것은 영화가 디테일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는 느낌입니다. 총격전은 액션 영화에서 단순히 총을 쏘는 장면이 아닙니다. 총알이 어디에 맞는지, 인물이 어떤 위치에서 움직이는지, 장면이 어떤 긴장감을 만드는지가 함께 보여야 합니다. 그런데 《공조2》의 액션은 종종 겉으로는 요란하지만 안으로는 헐거워 보입니다. 총격은 크게 울리고 폭발은 일어나지만, 그 장면들이 실제 상황처럼 체감되기보다는 이벤트처럼 지나갑니다. 영화는 스케일이 커졌다고 말하지만, 관객이 체감하는 것은 규모보다 허술함입니다. 그래서 《공조2》의 액션은 화려한 포장지는 갖췄지만 안에 든 내용물은 전편보다 크게 새롭지 않은 느낌을 남깁니다. 재탕이 문제인 이유는 단순히 비슷해서가 아닙니다. 비슷한 것을 다시 보여 주면서도 더 잘 만들겠다는 집요함이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킬링타임

《공조2》를 두고 흔히 나오는 말은 명절용 영화, 가족 영화, 킬링타임용 영화라는 평가입니다. 물론 이런 말이 완전히 틀린 것은 아닙니다. 영화는 무겁지 않고, 배우들은 익숙하며, 이야기는 쉽게 따라갈 수 있습니다. 추석 시즌에 가족 단위 관객이 보기에는 부담이 적은 선택지였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킬링타임용이라는 말이 모든 약점을 덮어 주는 방패가 될 수는 없습니다. 가볍게 볼 수 있는 영화와 대충 만든 영화는 다릅니다. 관객이 큰 예술성을 기대하지 않는다고 해서 기본적인 완성도까지 낮아져도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오히려 대중 오락 영화일수록 리듬과 코미디, 액션의 설계가 더 정교해야 합니다. 쉽게 보는 영화일수록 만들기는 더 어려운 법입니다.

《공조2》의 코미디는 취향에 따라 다르게 받아들여질 수 있습니다. 배우들의 호감도와 익숙한 관계성 덕분에 웃고 넘어갈 수 있는 장면도 분명 있습니다. 하지만 영화는 종종 웃음을 만들기보다 웃기려고 애쓰는 쪽에 가까워집니다. 한 번 웃긴 설정을 다시 반복하고, 이미 끝난 농담을 한 번 더 끌고 가며, 배우의 매력에 기대어 장면을 밀어붙입니다. 문제는 코미디가 자연스럽게 상황에서 나오기보다 캐릭터에게 억지로 붙는 순간입니다. 그러면 웃음은 가벼워지고 장면은 길어집니다. 특히 윤아의 활용은 영화의 장점이 될 수도 있었지만, 동시에 영화가 얼마나 배우의 호감도에 기대고 있는지를 보여 주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캐릭터가 장면을 움직인다기보다 배우가 장면을 버티고 있는 느낌이 강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공조2》가 말하는 킬링타임은 꽤 애매합니다. 정말 시간을 잊게 만들 만큼 재미있는가, 아니면 그냥 생각 없이 보기 편한가의 차이는 큽니다. 좋은 오락 영화는 가볍게 흘러가도 장면마다 에너지가 있고, 캐릭터마다 기능이 있으며, 액션과 코미디가 서로를 밀어 줍니다. 하지만 《공조2》는 너무 많은 것을 익숙함에 맡깁니다. 전편을 본 관객은 이미 관계를 알고 있고, 배우의 이미지를 알고 있으며, 이 영화가 어떤 방식으로 웃기고 어떤 방식으로 끝날지도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편안함은 있지만 놀라움은 적습니다. 명절 영화라는 말은 장점이 될 수도 있지만, 동시에 영화가 더 나아가지 않아도 된다는 핑계처럼 쓰일 수도 있습니다. 킬링타임도 완성도가 필요합니다. 시간을 죽이는 영화라고 해서 영화적 성의까지 죽어도 되는 것은 아닙니다.

마지막 한마디

《공조2: 인터내셔날》은 분명 대중적인 오락 영화로서의 조건을 알고 있는 작품입니다. 익숙한 배우, 쉬운 이야기, 가벼운 코미디, 적당한 액션을 한데 묶어 관객이 부담 없이 볼 수 있게 만듭니다. 하지만 그 익숙함은 동시에 이 영화의 가장 큰 한계이기도 합니다. 속편이라면 전편을 반복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무엇인가 하나쯤은 더 나아가야 합니다. 《공조2》는 더 커진 척하지만 더 깊어지지는 못했고, 더 화려한 척하지만 더 새로워지지는 못했습니다. 어쩌면 이 영화의 가장 큰 문제는 재미가 전혀 없다는 것이 아닙니다. 너무 안전하게 재미있으려 한다는 것입니다. 관객은 명절이라고 해서 반드시 새 영화를 포기한 것은 아닙니다. 익숙한 영화 속에서도 새로운 재미를 기대합니다. 《공조2》는 시간을 죽이는 영화가 아니라, 속편이 가져야 할 가능성을 죽여 버린 영화에 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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